지역마다 다른 언어와 제도, 문화를 가진 스위스는 내가 특별한 전환점을 의식하지도 못한 사이에 나를 ‘새로운 언어’ 속으로 안내했다. 그곳에선 어떤 말소리도 내 귀에 온전히 들어오지 못했다. 그렇게 계속해서 표면만을 훑어내리는 가벼움을 느꼈다. 찰칵, 한 순간 카메라와 공간은 그곳에 대한 납작한 단서를 나눠 가진다. 사진을 통해 공간과 나는 맞닿았다. 그 덕에 거대한 부피의 이미지를 가볍게 챙긴다. 디지털상에 압축된 데이터는 사라지지는 않지만 그것을 꺼내보지 않는다면 이미지로서 적극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압축된 이미지를 3d로 바꾸면 그 속엔 빈 공간이 생긴다. 빈 공간이 된 이미지들은 독립된 이미지로서는 뚜렷이 존재하지 않지만, 서로 겹칠수록 선명해진다. 그것을 다시 납작하게 누르면 틈 없이 붙어 보이지만 화면 밖으로 빼내면 빈 곳으로 가득 차 있다. 그것은 언제든 다시 펼칠 수 있지만, 틀에 맞춘 면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 곳에 닿고 어디에서 꺾이느냐에 따라 계속 다른 형태가 생겨난다. 공유되는 이미지는 어긋난 상태로서 맞지 않는 게 당연하다. 그 이미지는 무너져 내려버린 것은 아니지만 공간 안에 본래의 입체물로써 뿌리내리지 못한 채 표면을 차지하고, 틀에 제대로 맞춰지지 않은 채 매핑된다. 이미지 조각들은 연결된 것이 아니지만, 갖다 붙이면 이어지지 않을 것은 없다. 그렇게 만들어진 공간은 조립의 방식을 통해 다시 부수고 세워서 새로 만들어진 것이다. 이곳과 그곳을 교차하고 이미지를 고정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간극, 그리고 그것을 임시 설치하는 방식을 통해 이방인으로서 포착한 이미지를 공유하기 위함이다. 이미지들은 계속해서 나와 함께 움직였다. 그것들은 완전히 고정되지 않은 채 카메라에, 스크린에, 종이에, 그리고 계속해서 다른 표면에 안착한다.
Switzerland, with its diversity, subtly introduced me to 'new languages.' There, sound never fully reached my ears, and I felt as if I were skimming the surface. Click. The camera captured a flat clue of the space, allowing me to touch the place through a photograph. I carried a massive volume of compressed images—data that exists but doesn’t actively take form unless retrieved. When converted to 3D, a hollow space forms inside these images. As they overlap, they become clearer, yet when flattened again, they appear to merge seamlessly. However, if pulled beyond the screen, they reveal emptiness, shifting shape depending on how they bend or touch. Shared, distorted images don't align perfectly. While they remain intact, they occupy only the surface, failing to settle as original three-dimensional objects. Fragmented images can be pieced together, reconstructing spaces that are just temporarily installed. These images continue to move with me, never fully settling, always landing on new surfaces—cameras, screens, paper, and beyond.
1. 부유하는 닻
가변 크기, 복합 매체, 2024
2. 임시 납작 구역
가변 크기, 복합 매체, 2024
3. 임시 납작 구역
1 Channel Video, 00:07:00, 2024
4. 임시 납작 구역
1 Channel Video, 00:07:0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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