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림Lee WooRim
인간이란 다른 동물에서 볼 수 없는 고도의 지능을 소유하고 독특한 삶을 영위하는 고등동물 이라고 한다. 그렇게 지구인은 호모사피엔스로 정해졌다. 그럼 외계인은 어떤 생명체가 인간이 되었을까? 인간이 행성에서 가장 고등한 존재에게 부여되는 상대적 지위라면, 우리집 강아지도 바다새우만 몇 마리 뽀글거리는 바보행성에 보내면, 압도적 인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반대로 지구가 상대적 바보행성이 된다면, 천재행성의 외계인들은 우리를 어떻게 대할까? 어쩌면 이미 그들은 바글바글 움직이는 바다새우를 보듯 우리를 한 어항에 가두어 관찰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는 어떤 존재가 의도를 가지고 지구에 심어놓은 생물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인간은 목적없이 태어나기에 삶을 스스로 결정할수 있다고는 하지만, 나는 그럼에도 삶에 무언가 목적이 있지는 않을지 어쩔 수 없이 기대하고 만다. 그것이 가까운 사람이든, 또는 지구를 넘어 어떤 거대한 외계의 존재에 의해서라도.. 미끌미끌 초록색 피부의 외계인으로부터 거부할 수 없는 비행접시의 빛이 내려오는 순간을, 더 이상 인간이 아니게 될 그때를 나는 기다리고 있다.
Waiting for the light of extraterrestrial..
1. 지구인유괴
130 x 324cm, 캔버스에 아크릴, 2024
I: @flying_rainfor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