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를 필사적으로 가리는 사람들을 생각한다. 그리고 영원히 이미지로 남아버린 사람들을 생각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는 이미지 사회다. 물리적인 세계에 발 딛고 살아가는 감각보다 온라인에서 붕 떠다니는 이미지가 중시된다. 가끔은 실재하는 삶보다 이미지가 각자를 더 잘 설명해준다고 느낀다. 순간 순간의 살아있음보다, 영원으로 남은 한 장의 이미지가 더 의미 있다고. 이미지들 속에 살아가면서 나도 모르게 나를 더 반짝거리는 것들로 치장한다. 진짜 내가 아닌 것들로 무장한다. 사랑받고 싶어서다. 실제를 보이기 두려워서 이상향을 뒤집어쓴 채 웅크린다. 한편 이 이미지들은 영원히 남아 이미 죽고 없어진 얼굴들마저 영원히 반복되게 만들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길바닥에서 죽어서도 소셜 네트워크 속 이미지로 소비된다. 길에서 만났던 살아있는 얼굴들은 주인이 사라져도 복제되는 이미지들로 끊임없이 생산된다. 이러한 이미지들을 다 벗겨내고 제거하는 작업을 하고 싶었다. 그러니까 이 작업의 목적은 첫째, 내 정체성을 가리고 사랑받고 싶어 뒤집어 썼던 껍데기를 벗겨 내는 것이다. 엉망진창이고 기괴하기도 한 얼굴들을 그대로 내보이며 이를 사랑해달라고 말하기 위해서다. 둘째, 온라인에서 영원히 복제되는 이미지로 남아버린 사람들을 위한 식별 가능한 이미지 제거 작업을 위해서다.
I think about those who desperately hide their existence, those who are forever trapped in an image. The era we live in is an age of images. Sometimes, I feel that images explain us better than our real. As I live surrounded by images, I unknowingly adorn myself with things that make me shine brighter. I arm myself with things that are not truly me. I thought deeply about why I do this. It’s because I want to be loved. I fear showing my true self, so I cover myself with an ideal image, hoping to be loved that way. On the other hand, these images persist, causing even faces that are long gone to repeat endlessly. Some people, even after dying on the streets, are consumed as images on social networks. The living faces I encountered on the streets continue to be reproduced as images, even after their owners disappear. I wanted to strip away and remove these images. The purpose of this work is twofold: First, to strip off the shell I wore, the one I used to cover myself in order to be loved, hiding my identity. To reveal the messy and sometimes grotesque faces and ask for them to be loved as they are. Second, to perform the task of removing identifiable images for those who have been eternally reproduced as images online.
1. Bless this mess
250x250cm, 액체 라텍스, 아크릴, 비닐, 종이 테이프, 2024
I: @gimyomn M: hyomin5440@naver.com